한지형의 ⟨No Loners⟩는 따분한 사람의 주변에 대한 관계를 특징짓는 것, 즉 관계를 중단하거나 비활성화할 수 없기 때문에 생성되는 무관심과 정지의 배경 속에서 존재로서의 물체(사물)와 사물에 대한 자신의 관계(신체 능력)의 잠재성을 파악해 나가는 루트를 보여준다. 세계에서 인간세계로, 동물 환경에서 인간 세상으로의 통로가 실현되는 형이상학적 연산자로 나타나는 권태감 그 자체는 개인의 세계를 형성하는 능력에 대한 가능성의 조건으로 작동한다. 이처럼 권태는 경이롭게도 동물에 대한 친밀감과 사물의 존재에 대한 개방성을 설명하는 키워드이다. 신체적인 것은 비신체적인 것을 야기하고, 비신체적인 것은 신체적인 것에 작용한다. 다양한 존재의 방식들은 세계의 표면을 뒤덮고 물체들의 관계와 작용은 원인이 되며 사건은 그것의 효과가 된다. (그 결과로 사건이 발생한다.) 양태들은 신의 다양한 얼굴, 말 그대로 존재 방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숨 쉬고 열을 뿜어내며 이것 저것 집어삼키는 구체적인 신체들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가운데 태어나는 복수의 자아들이며 일련의 생성들이다. 아무개의 살 표면에서 일어나는 충돌들, 즉 신체의 깊이와 사건의 표면은 무의식적인 신체의 연결과 생산을 따라 흐르는 욕망을 보여주고 지속되는 연결감을 통해 욕망의 양상을 달리한다.
한지형
@void_terrain
jihyounghan.tumblr.com
한지형은 탄력적으로 변화하는 신체의 가능성에 호기심을 갖고 평면 작업을 통해 미래의 모형을
만든다. 새롭게 다가올 얼굴, 민족, 정체성에 대한 상상을 통해 몸의 추상을 만들고 인조인간,
인조생물과 같은 비공식적인 생명체의 정체성을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