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 2018 K-뷰티 오버뷰
한국의 아름다움은 어떤 얼굴로 표상되는가? 그 얼굴 뒤에 있는 산업은 어떤 이미지를 생산하고, 어떤 경로로 이를 유통하는가? 그렇다면 한국에 사는 여성으로서 화장을 한다는 것은 어떤 선택을 동반하는가? 물론 K-뷰티를 한 줌에 요약하여 위 질문에 답하는 일에는 무리가 따른다.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은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고 입을 모으고, 과열된 시장에서 경쟁하는 브랜드는 첨단의 기술을 도입하고 시즌별로 차별화된 제품군을 쏟아낸다. 바로 지금도 극단적으로 미세한 차이가 끝없이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이러한 차이와 시시각각 대두되는 이슈를 다룰 수 있는 배경을 칠해두기 위해 일반론을 풀어보고자 한다. 넘쳐나는 신상과 새로 기용된 뮤즈의 룩 가운데 건져 올릴 수 있는 공통분모와 지배적인 공기에 집중하여 하나의 양식으로 식별 가능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더듬어보자.
K-뷰티의 스킨: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다시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한국의 아름다움은 어떤 얼굴로 표상되는가? 아름다운 얼굴의 출발은 잡티 없이 매끈한 피부에서 시작된다. K-뷰티가 해외에서 유명세를 얻는 데에 기여한 아이템은 다름 아닌 스킨케어 제품이며, 10단계 이상으로 구성된 한국식 스킨케어는 이미 허영을 꾹꾹 눌러 담은 과도한 셀프 케어를 뜻하는 클리셰로 미디어에 종종 등장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식 스킨케어는 일부 주요 성분이 아닌 전체 성분에 부과되는 높은 기준, 저렴한 가격에 미백이나 주름 개선 등 2-3중의 기능을 겸비하는 ‘가성비’와 ‘제품력’, 그리고 시트 마스크와 워시오프팩 등의 홈케어 제품군의 다양성을 주요 특징으로 삼는다. 이 중에서도 ‘속건조’를 잡고 피부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묽은 제형의 스킨로션을 7겹 바르는 ‘7스킨법’이나 몇몇 유명 여배우들이 방송에서 언급한 이래로 불문율의 스킨케어 치트키로 자리 잡은 ‘1일 1(시트 마스크)팩’과 같이 극성스러운 루틴만큼이나 K스러움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은 바로 기초 제품의 전 성분을 유심히 살피고 걸러내는 습관에 있다.
300만여 개의 리뷰가 누적된 화장품 리뷰 앱인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1를 비롯한 유사 플랫폼은 화장품의 전 성분의 위험도를 분류하여 제시한다. 각종 로드샵과 드럭스토어에는 화해 앱에서 올린 성적을 눈에 띄게 출력하여 제품명 옆에 붙여두고, 오프라인 스토어에 입점하지 못한 브랜드라도 화해에서 화제가 되면 순식간에 완판된다. 50여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화장품 성분 분석 유튜버 ‘디렉터 파이’ 등의 크리에이터들은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 중에 주의해야 할 것, 유익한 것, 그리고 자신의 피부 유형에 따라 함량을 조절해야 하는 것 등을 조목조목 가르쳐준다. 이와 같은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는 스토어에 비치된 모니터에 광고 영상을 대신하여 반복재생된다. 유튜브나 리뷰 앱을 통해서 학습된 소비자는 드럭스토어에 들어가 한참을 전 성분 항목을 읽으며 ‘똑 부러진’ 소비를 할 것이고 ‘착한’ 브랜드를 알아볼 것이다.2
상술에 속지 않고 성분에 근거하여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으로 보이며,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을 조심하여 고르는 것은 오히려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실제로 화장품 관련 콘텐츠를 자주 접하는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성분 중심 접근이 대두되면서 스킨케어 부문에서는 명품 브랜드에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졌다. 하지만 성분 안전성의 기준이 K-뷰티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하여 프랑스의 유명 더마 브랜드조차 극소수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성분이 좋다’는 말을 듣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점과 각종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단계가 주체적인 소비 활동의 일환으로 편입되었다는 점은 특기할만하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일부 극단적인 소비자들의 행태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 값싸고 효과적인 보존제로 꼽히던 파라벤류가 포함된 화장품이 매대에서 사실상 퇴출당했고, 거의 모든 로드샵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 안에 엄격한 성분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스킨케어 라인을 개발하여 인기리에 판매 중이라는 점은 이러한 경향이 강력한 흐름이라는 점을 방증한다.3 또한 한국에는 “민감성 피부를 위한 합리적 스킨케어”를 표방하는 클레어스, “피부의 고향” 시드물, ‘1025 독도 토너’를 필두로 “정직한 자연을 담아 피부가 좋아지는 화장품을 만”든다는 라운드랩 등 중소규모의 브랜드 중 유난히 민감성 피부를 겨냥한 ‘착한’ 화장품을 표방하는 곳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여 주류 브랜드 못지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화장품을 소비하는 개인의 유난스러움이라기보다 어떤 K-스러움의 징후로 읽힌다. 가령 화장품의 성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되어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소비를 위한 고강도의 학습 노동을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불안감으로 뛰어넘는 지점에서는 “할 수 있다”가 어쩐지 “해야 한다”로 비약에서 자신의 안전과 안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강박에 가까운 기준을 제시하여 그것이 성취되는 것을 기어이 보고야 마는 성정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물 좋은 어디선가 온천수를 끌어다 썼다든가 희귀한 식물의 오일을 첨가했다든가 하여 제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프리미엄 마케팅 대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과시하는 방어적인 마케팅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경험하며 체화된 인공/화학 물질에 대한 공동의 불안감이 스며있다. 때문에 ‘자연주의’ 화장품에는 자연물 추출물의 함량, 동물 실험이나 비건 원료 사용 여부가 강조되기보다 ‘인공적’인 것이 철저히 배제되었는가가 기준이 된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대다수의 화장품이 ‘더마’ 혹은 ‘자연주의’ 기조에 쏠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름 개선 효과를 준다고 알려졌지만 피부에 자극이 되는 레티놀이나 햇빛에 약하고 안정화가 어렵지만 미백 효과로 인해 포기할 수 없는 비타민 C, 각질 제거 기능이 있는 AHA와 BHA 등은 순하디순한 스킨케어 제품들 사이에 적절히 끼워 넣어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와 유·수분 밸런스를 최적으로 맞추는 기적을 일구어야 비로소 진정한 K-뷰티 기초 루틴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피부의 상황에 따라 항염 기능의 클렌져, 피부 장벽 재생을 위한 크림, 워시오프 팩 등이 추가된다. 때때로 유행하는 성분이나 제형, 어플리케이터에 변주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스킨 루틴의 기본은 약산성 폼클렌저와 각질 제거용 토너 패드와 발효 성분이 함유된 퍼스트 에센스와 히알루론산 스킨로션과 니아신아마이드나 비타민으로 모공을 관리하고 노화를 막아줄 세럼과 판테놀 및 마데카소사이드로 피부를 회복시키는 모이스쳐라이저와 쫀쫀한 아이크림과 눈시림이나 백탁이 없는 선크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써 ‘기초’ 단계를 완수하여 한국식 스킨을 획득했다면 드디어 베이스 메이크업을 시작할 수 있다.
K-뷰티의 베이스: 완벽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한국의 메이크업은 해를 거듭하여 더욱 ‘세련된’ 룩을 향하여 발전해왔기 때문에 더 이상 대놓고 잿빛이 진하게 도는 BB크림을 두껍게 바른다거나 무턱대고 밝은 파운데이션과 입자 굵은 파우더를 올려 목과 얼굴의 경계를 확연히 드러내지는 않는다.4 하지만 백탁이 있는 무기자차 선크림의 주원료인 티타늄디옥사이드를 활용한 기묘한 혼종 ‘톤업 크림’이나 밝은 색에 집중된 파운데이션의 색상만 보아도 으레 자신의 피부톤보다 한두 톤 밝혀주는 것이 기본으로 통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5 또한 한국식 메이크업 룩은 ‘물광’, ‘윤광’,‘꿀광’, ‘모찌 피부’와 같은 조어들이 대변하듯 약간의 광이 도는 촉촉한 표현을 선호한다. 이를 위해 제품 이름에 ‘글로우’가 들어가는 프라이머 제품을 한 겹 더 추가하거나 파운데이션 중에 묽고 광채 표현력이 강점인 쿠션류가 인기를 끈다. 하지만 예상외로 유명 해외 브랜드의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 즉 커버력은 낮지만 얼굴에 자연스러운 윤기를 남기는 제품은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끌지 못한다. 해외 유명 배우와 모델이 ‘노 메이크업 메이크업 룩’을 구사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이 피부색 로션류 제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에 스테디셀러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아이템은 되려 에스티로더의 ‘더블웨어 파운데이션’과 같이 피부에 빠르고 건조하게 픽스되면서 높은 커버력과 지속력을 자랑하는 매트 파운데이션이다. 이러한 양극단의 선호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자연스럽고 광이 도는 피부에 대한 선망과 매트 파운데이션의 인기는 베이스 메이크업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보다 메이크업에 부과된 다분히 이중적인 과제를 내비친다. 촉촉하지만 완벽히 커버하고 무너지지 않도록 픽스할 것, 본래 피부색보다 더 밝되 완전히 밀착시켜 인위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 커버력을 잡기 위해서는 피그먼트가 고밀도로 함유되어야 하나 이에 해당하는 파운데이션은 필연 뻑뻑하고 건조할 수밖에 없고, 은은한 광을 주기 위한 오일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피부의 유분과 만나 몽글하게 맺히기 때문에 커버력과 광을 한 번에 잡기 위해 몇 종류의 제품을 섞어 꿀조합을 발견해내고, 더불어 각자의 피부 타입괴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컬러코렉터와 컨실러, 파우더, 그리고 이를 얼굴에 바를 각종 프러쉬와 퍼프가 동원하여 베이스를 다진다.
아직 갈길이 한참 멀다. 각각을 모두 위와 같이 서술하는 일은 쓰기도 읽기도 무척이나 지루할 것이다. 게다가 컨투어링, 브로우, 아이, 치크, 립 등은 각각이 별도의 장을 필요로 할만큼의 과제가 산적해 있으므로 다음 기회를 기약하도록 하자.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각 단계가 모두 모종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컨투어링 메이크업이 수입될 당시 얼굴 라인을 갸름하게 잡아주는 ‘섀딩’의 단계로 번안되어 K-뷰티 루틴에 문제없이 정착했지만 광대나 콧대, 윗입술 등에 강렬한 존재감을 주는 하이라이터는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이 주춤하는 항목이다. 인조적인 느낌이 덜하도록 곱고 ‘쉬머’한 펄이 함유된 하이라이터나 파우더 몇 가지 제품만이 살아남았을 뿐이다. 아이 메이크업은 사정이 다를까? 주얼리나 브라운아이드걸스가 건재하던 시절에 유행했던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은 2NE1과 포미닛이 걸그룹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면서 덩달아 스러지고, 아이돌의 눈꺼풀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은 뽀얀 핑크나 오렌지 계열의 베이스 컬러와 펄감을 자랑하는 ‘버터리’한 섀도 정도이다. 눈꺼풀 중 일부와 애교살만이 화려한 반짝이를 위한 자리로 지정된 것이다. 그런 데다가 사용할 수 있는 색감은 베이지나 브라운 계열의 누드톤, ‘도화살’ 메이크업에 적합한 붉은 톤, 쿨톤 피부에 잘 어울릴 베이비 핑크나 퍼플 계열 등으로 한정되어 반복적으로 변주하는 경향을 보인다.6 ‘블러쉬’ 제품은 앞볼과 관자놀이 사이에 흰기가 많이 도는 핑크 계열 제품으로 생기를 주되 과도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않도록 ‘수채화’처럼 발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7 심지어는 메이크업의 핵심인 립 제품에서도 지난 몇 년간 부동의 트렌드는 속칭 ‘MLBB(My Lips, But Better)’라 불리는 부드러운 컬러와 입술을 투명하게 물들이는 선명하고 붉은 틴트 제품에 집중되어 있다. 본래 자신의 입술색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도 이를 보정할 수 있는 ‘말린 장미색’이나 당연한 입술 색으로 인식되는 붉은 색으로 양분되는 것이다.
맨얼굴보다 더 나은 버전이어야 하지만 화장을 했다는 제스쳐가 강하게 보이는, 어딘가 너무 열심히 꾸몄다는 인상을 주면 안된다. 부끄러운 결점은 가려야하지만 커버를 넘어 창조의 영역은 건드려서는 안된다. 본래 예쁜 것처럼, 화장이 필요 없는 얼굴처럼, 언제나 10대 후반-20대 초반인 것처럼. 다시 말해, K-뷰티의 핵심은 표현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각종 뷰티 채널이 이야기하듯 ‘남자들이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자신의 외모를 이상향에 가깝게 개선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봄에는 황사로 피부에 트러블이 나기 십상이고 여름에는 무더위와 습기를 견뎌야 하며 가을에는 극악의 건조함이 기다리고 있는데다가 겨울에는 매서운 칼바람에 맞서야 하는데 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싱그러운 얼굴과 촉촉한 입술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퀘스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국의 수많은 여성들은 이렇게도 훌륭히 방어전을 해내고 있을까? 어째서 시내의 길거리에는 완벽하게 매끄러운 피부에 능숙하게 표현된 브로우, 그리고 보드랍게 그라데이션된 립으로 마무리된 얼굴들이 이렇게도 많은 걸까?
뷰티 크리에이터의 진정성 마케팅, 그리고 눈물겨운 현지화
사실 위 질문은 과장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둔 것일지 모른다. 길거리에는 완벽한 K-뷰티를 구현해낸 얼굴보다 이에 미치지 못한 얼굴을 훨씬 더 자주 만난다. 파운데이션이 모공에 끼고 ‘다크닝’이 와서 얼룩덜룩해진 피부, 유분으로 무너진 콧잔등, 두꺼운 일자형에서 아치형으로 갈아타려는 중간 단계의 어중간한 눈썹, 여기저기 뭉친 블러셔와 각질이 일어난 입술. K-뷰티가 정형화되고 화장의 숙련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각 얼굴들은 서로 간의 차이로 인식되기보다 성취하지 못한 이상향과의 거리감으로 식별된다. 유튜브를 비롯한 시청각 플랫폼과 뷰티 크리에이터,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K-코스메틱의 전략이 맞물리면서 이러한 흐름에 가속도가 붙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물론 유튜브 이전에도 뷰티 관련 블로그나 커뮤니티가 있었다. 하지만 블로그에서 이루어지는 ‘공유’는 정보를 얻고자 적극적으로 검색을 하거나 클럽에 가입하는 이들을 비롯한 관심자 및 마니아 층을 위주로 이루어졌다. 블로그와 커뮤니티는 게시판 체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진과 gif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단일한 포스트를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며 ‘읽고’,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댓글을 작성하는 문자문화적 성격에 띤다. 반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부상과 함께 도래한 온라인 구전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뷰티 콘텐츠는 화려한 비주얼과 실시간 소통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던 4-5년 전의 뷰티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크리에이터들이 업로드하는 영상의 대다수는 블로그 시절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튜토리얼 성격이 주를 이뤘다. 이와 더불어 강력한 시각적 효과를 노린 셀럽 커버 메이크업 등의 콘셉트 플레이 콘텐츠도 등장했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잘 정리된 스튜디오가 아닌 생활 공간을 배경 삼아 일상적인 조명 아래서 최소한의 음향 및 조명 장치를 두고 수다를 떨며 메이크업을 하는 ‘날 것’의 영상이 많았다. ‘변신’의 과정을 공유하고 시청자의 메이크업 관련 고민을 상담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신제품보다 ‘꾸준템,’ 즉 자신이 직접 구매해서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특정 룩을 구사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을 제외하고는 아예 제품명이나 가격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발 빠른 시장이 손을 내민 것과 수완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스스로를 마케팅한 것 중 어느 것이 먼저 일어난 일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UCC 성격에 가까운 뷰티 콘텐츠가 삽시간에 홈쇼핑화 되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관건은 크리에이터들의 진정성에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기획하여 제시하는 화보나 영상에 비해 훨씬 친근하게 다가올 뿐 아니라 ‘가성비’나 ‘사용감’, 현실적인 환경 속 ‘발색’ 등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뷰티 유튜버 중 대다수는 메이크업 관련 전문가가 아니라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주변에 한 명쯤 있을 것 같은 누군가를 연상시킨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제품이 비싸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발을 흥분을 감추지 않는 이들은 브랜드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이들의 말이 곧 ‘입소문’이다. 잠재적인 소비자들은 매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유튜버나 리뷰어의 콘텐츠를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주요 특징은 물론 취약점까지 꿰뚫고 있다. 점원의 말은 큰 효력이 없고, 끼워팔기가 성공하는 법이 거의 없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은 처음에는 은근히, 하지만 나중에는 더 적극적으로 주요 메이크업 브랜드의 협찬을 받아 자신의 콘텐츠에 특정 제품을 노출하거나 ‘솔직한 리뷰’를 끼워 넣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 제품군 헌정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도 확연히 늘었다. 유튜브 마케팅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경로가 되면서 국내의 신생 브랜드나 로드샵 뿐만 아니라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 또한 시급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크리에이터들에게 손을 뻗기 시작했다. 로고를 박아 넣은 고급진 패키지, 백화점 1층에 자리 잡은 번쩍이는 스테이션, 한숨에 다 읊어내기도 어렵게 길게 늘어지는 외국어 이름, 노세일 노샘플.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정체성과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특유의 이미지로 승부수를 두었던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들도 “존예롭다”나 “존좋” 등의 표현을 남발하는 유튜버들의 콘텐츠로 재해석되었다. 올해 들어 크리에이터들과 보다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을 꾀하는 브랜드들도 있었는데, 가령 디올은 올여름 40개 색상의 파운데이션, 아이 팔레트, 아이라이너, 브로우 팔레트, 립 팔레트 등을 아우른 야심작 ‘백스테이지’ 라인을 런칭하면서 가수 선미를 뮤즈로 선택한 한편 유튜버 ‘씬님’과 콜라보를 진행했다. 백스테이지라는 제품의 콘셉트에 따라 마련된 세트 공간에서 디올 제품을 활용한 메이크업을 보여준 다음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터 필립스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 영상은 씬님의 기존 영상에 비해 확연히 ‘고퀄’이었다. 클리니크 코리아의 얼굴은 민효린이지만 ‘수채화’ 발색으로 국내에 큰 사랑을 받은 베이크드 타입 블러셔인 ‘치크 팝’의 새로운 컬러 4종이 출시될 때는 각각을 유튜버 ‘새벽(파피 팝)’, ‘연두콩(발레리나 팝)’, ‘민새롬(블러쉬 팝)’, ‘써니’(소르베 팝)에 매치하여 제시했다. 입생로랑은 ‘올아워파운데이션’ 등의 베이스 제품을 유튜버 ‘유트루’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함께 바르고 감탄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심지어 슈에무라는 유명 뷰티 유튜버 ‘이사배’를 뮤즈 삼은 화보를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그간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유명 연예인이나 모델을 필두로 자신만의 스토리와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눈물겨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K-뷰티라는 본진은 이름 모를 백인 여성 모델의 얼굴로 대변되는 럭셔리한 무드로는 뚫을 수 없는 특수한 시장인 것이다. 신박한 한국식 별명을 지어 유명 유튜버가 승인해주도록 하거나 한국 제조사와 협력하여 ‘쿠션 파운데이션’과 같은 한국식 혼종 아이템을 덩달아 출시하는 노력 없이는 K-뷰티에 녹아들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뷰티 콘텐츠의 주인공은 제품이다. 화장을 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새로 나온 제품을 테스트해 보거나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를 알려주는 콘텐츠가 다수를 이루고, 다량의 물품을 구매한 뒤 이를 보여주는 ‘하울’이나 자신이나 지인이 갖고 있는 아이템을 소개하는 ‘파우치 털기’와 같은 영상은 이제 뷰티 콘텐츠의 주요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영상들은 구독자들의 소비를 돕는 것뿐만 아니라 마치 광고주에게 자신이 얼마나 제품을 잘 셀링할 수 있는지를 어필하고 있는 듯하다. 홈쇼핑화된 뷰티 콘텐츠는 당분간은 진정성의 작동원리, 즉 연예인이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반인’이 직접 발라보며 소개했을 때 더 신뢰가 가는 이치에 근거해서 얼마간 작동할 것이다. 너무 잘 작동한 나머지 하이엔드 브랜드의 겸손한 러브콜에 시달릴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영미권 뷰티 커뮤니티에서는 상당수의 크리에이터가 수만 달러의 광고료를 대가로 광고주의 경쟁사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를 하는 거래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뿐만 아니라 흔히 상도덕으로 간주하던 협찬 표기를 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했다며 거짓말을 하고 긍정적인 리뷰를 올려 시세의 두 어배의 광고료를 챙겼다는 받았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로 인해 뷰티커뮤니티의 신뢰가 깨졌고, 지목된 크리에이터들은 계획 중이던 콜라보레이션이 취소되거나 자체 제작 제품 런칭이 무산되면서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보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친근한 얼굴, 재치있는 입담과 손맛으로 쌓아올린 유명세는 진정성, 즉 메이크업을 사랑한다는 진심과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고 좋아서 소개한다는 자발성이 의심받는 순간 한순간에 가치를 잃는다. 영미권의 유튜버들이 자신의 부를 자랑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으로 통하는 한편 여전히 비교적 겸손한 세팅을 고수하며 구독자들과의 유대감을 자랑하는 K-유튜버에게 진정성의 원칙은 더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K-뷰티의 룩을 만들어가고 제품을 승인해주는 크리에이터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을까?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가 요즘 잘 쓰고 있다고 소개해준 제품이 인스타그램 광고 피드에 올라올 때, 다시 말해 자신을 둘러싼 뷰티 콘텐츠들이 하나의 거대한 광고 덩어리라는 각성이 들이칠 때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비할 수 있을까?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뷰티 유튜브가 광고 산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을 때 공통으로 작동했던 진정성의 원리가 K-뷰티에서는 어떻게 갱신되거나 몰락할 것인가?
K-뷰티의 미래, 그리고 코스메틱 비평
2018년 10월,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던 스킨푸드가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쉽게 말해 2004년에 등장하여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라던 바로 그 스킨푸드가 망하고야 만 것이다. 중국의 수요를 노린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가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었던 것이나 유통 채널이 부족했던 점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K-뷰티의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로드샵의 몰락은 이미 선명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지각변동이 가시화된 사건에 불과하다. 편재하는 이니스프리나 더페이스샵 등 비교적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로드샵들도 이미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에뛰드하우스와 같이 겉으로 보기에는 건실한 브랜드도 사실은 대폭 마이너스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2000년대는 고객과 공주 놀이를 하든 아예 숲을 통째로 가져다 놓든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로 경쟁하는 ‘원 브랜드 숍’의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올리브영이나 롭스와 같은 드럭스토어, 혹은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수요를 흡수한다. 드럭스토어를 비롯한 일종의 코스메틱 편집숍은 그 자체의 아이덴티티보다 계절과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제품을 비치하고, 각종 세일과 이벤트로 재고를 관리하는 한편, 직원의 개입이 최소화되어 ‘능동적인’ 소비자들이 직접 테스트를 하며 제품을 고르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인터넷 쇼핑과 커뮤니티 활동으로 다수의 브랜드를 한눈에 넘나들며 접하는 데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편집숍으로 유입되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물론 편집숍의 강세가 곧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무용해지는 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이다. 몸체가 무거운 기성 브랜드보다 더 신속하게 반응하여 신선한 이미지를 필두로 한 신생 브랜드들이 활약 중이다. 아이덴티티에 집중한 영세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의 수준 높은 제작 환경 덕분이다. 2000년대의 로드샵 상승세와 함께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비롯한 화장품 ODM(제조사 개발생산) 기업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즌별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매년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는 로드샵의 속도를 거뜬히 받쳐주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외주 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뢰를 얻었고, 해외 브랜드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 한정 제품을 기획할 때 반드시 문을 두드리는 곳이 되었다. 덕분에 K-뷰티 소비자들은 새로운 라인이라 해도 품질을 딱히 의심하지 않는다. 기초 제품이든 색조 화장품이든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 전반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력’을 발휘해왔다는 점을 거듭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주를 통해 도입할 수 있는 제작상의 기술력,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채널이나 편집숍 등의 유통 플랫폼이 마련되어 있다면 문제는 콘셉트이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만큼 온갖 색조와 제형이 이미 출시된 시장에 어떤 혁신성을 발휘하여 진입할 것인가? 어떠한 룩과 무드로 제시하여 극단적으로 까다로운 K-뷰티 소비자 집단의 욕망을 자극할 것인가? 포화된 시장 가운데 뚫고 올라온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이 글을 통해 시험해보고자 했던 것, 즉 코스메틱 비평의 영역을 모색할 수 있겠다. 둔탁하게나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K-뷰티라는 엄밀히 말하자면 허구에 가까운 것이지만 매우 실제적인 공기로 존재하는 이미지 및 흐름의 총체는 단지 특정 집단만의 수요가 아니라 한 사회의 욕망과 압박, 구조와 모양을 보여준다. 한 산업의 귀추는 기반이 되는 사회의 흐름을 날 것의 상태로 보여주는 동시에 합의된 선택을 위시한 암묵적인 규범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동을 읽어내는 작업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가령 Laka, 릴리바이레드, 그리고 아엠미미와 같이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흥 브랜드들이 남성 모델을 화보와 애드 캠페인 전면에 등장시키는 현상은 무얼 말해주는가? 세 브랜드가 선택한 서로 다른 남성 뮤즈와 이들을 연출한 방식의 차이는 어떠한 충돌을 암시하는가? 또한 앞서 다룬 K-뷰티의 ‘자연주의’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듯 가볍고 매끈한 룩을 제시하며 열풍을 이끌어낸 브랜드 ‘Glossier’, 그리고 제품의 유효 성분과 그 함량 자체를 제품명으로 제시하고 저렴한 가격에 유통하는 ‘The Ordinary’와 같은 서구의 브랜드가 표방하는 가치와 어떻게 다른가? 그 차이는 K-뷰티의 K에 대해 무얼 알려주는가? 최근 뷰티 유튜버가 엔딩 멘트로 “저와 여러분은 모두 모두 소중”하다고 축복하거나 구독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화장으로 ‘성형’을 해주는 영상의 초미에 “다양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며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우리”를 언급하는 데서 엿보이는 분열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K-뷰티는 독해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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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시된 지 5년이 된 화해 앱은 ‘케모포비아’를 조성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화해는 성분 분석의 자체 기준 없이 공식적인 안정성 기준이 아니라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EWG (Environmental Working Group)가 제시한 등급을 사용하되 데이터 등급이 아닌 유해성 등급만 표기한다. 따라서 특정 성분이 유해성 최저 등급으로 표기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무해한 것인지, 혹은 데이터가 유해성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축적된 것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더불어 화해를 비롯한 유사 화장품 리뷰 앱은 설문단 이벤트를 통해 리뷰 수를 늘리거나 각종 추천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을 겸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쇼핑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다. (참고: 이유진, “인기 화장품 분석 앱 ‘화해’, 유해성 정보 제공 ‘반쪽짜리’ 논란”, 여성신문, 2017.3.20, 접속 일자: 2018.1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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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장품과 생리대 등의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소비자를 ‘체크슈머(checksum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참고: 류시훈 기자, “헬스&뷰티 시장 ‘체크슈머’ 뜬다”, 한국경제, 2018.7.23, 접속 일자: 2018.11.8) 한편, 화장품의 성분과 관련된 정보는 연령대가 낮은 소비자가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활발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18」의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민감성 스킨케어 제품 선호도는 30대보다 약 두 배, 40대보다 약 3배 정도로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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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표적으로 에뛰드하우스에서 2017년에 출시한 이래로 베스트셀러가 된 민감성 피부케어 솔루션 ‘순정’ 라인, 2017년에 성공적으로 더마 화장품 시장에 안착한 클리오의 더마브랜드 ‘더마토리’, 2016년에 출시되어 여타 라인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인기리에 판매 중인 더페이스샵의 ‘닥터벨머’ 라인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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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국내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파운데이션은 과거에는 2-3개 색상으로 출시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변화의 여지를 보였다. 25-40여 개 색의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파운데이션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국내에서 출시된 베스트셀러 파운데이션 중 에뛰드하우스의 ‘더블래스팅 파운데이션’은 12개, VDL의 ‘퍼펙팅 래스트 파운데이션’은 10개 색상을 내놨다. 물론 여전히 쿠션 파운데이션류는 3개의 색상만 출시되는 경우가 많으며 명품 브랜드 파운데이션 못지않다는 평을 받은 페이스샵의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슬림핏’과 네이처리퍼블릭의 ‘프로방스 에어 스킨 핏 원데이 래스팅 파운데이션’은 각각 5개와 4개, 자신의 피부에 맞춤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이니스프리의 ‘마이 파운데이션’은 5개의 색상으로 출시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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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서구권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후다 뷰티(Huda Beauty), 나타샤 디노나(Natasha Denona), 펜티 뷰티(Fenty Beauty), 아나스타시아 베벌리 힐스(Anastasia Beverly Hills) 등에서 출시한 아이섀도 팔레트와 국내에서 시즌별로 공개하는 팔레트를 비교해보면 사용하는 후자의 색상 스펙트럼이 눈에 띄게 좁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어반디케이(Urban Decay)의 ‘Naked Palette’나 투페이스드(Too Faced)의 피치 팔레트 군은 비교적 무난한 색상으로 구성되어 국내에서 ‘직구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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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물론 3-4년 전에 일본의 ‘이가리 메이크업’(혹은 숙취 메이크업)이나 서구의 주근깨 메이크업 룩이 유행하면서 양 볼과 콧등에 선명한 붉은색 혹은 주황색을 올리는 옵션이 추가되었다. ↩